부산정비업계, "세월호 여파 등 물량 감소로 경영난 심각"

【부산】부산지역 일부 정비업체들이 수면 아래에서 은밀히 자행해오던 경영권의 일부를 타인에게 넘겨주고 부당수익을 올리는 하청 등 탈법 행위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경기 불황과 세월호 사고로 인한 사회적 침체 분위기로 정비물량이 정체 또는 줄어들어 겪고 있는 경영적 어려움을 탈법 경영으로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비업계의 탈법 경영이 심화되면 부실정비로 이어져 차량소유자의 `차량 안전`이 위협받을 뿐 아니라 과당경쟁과 정비요금 덤핑, 업계 이미지 실추 등으로 선의의 업체들에까지 피해 전가가 우려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부산정비업계에 따르면 정비물량의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부 정비업체들이 공장을 직영으로 경영하지 않고 정비시설, 부지 등에 대한 경영권을 타인에게 넘겨주는 대신 일정 수익을 보장받는 하청행위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정비업계 일각에서 하청 등 탈법이 점차 만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부산시와 자치구·군이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지도점검이 정비시설, 종사원 확보 등에 그치고 경영 부분에 대한 점검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점이 우선적 요인으로 지적된다.

시와 구(군)는 하청 등의 혐의가 있어도 계좌추적 등의 수사권이 없어 실질적인 단속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자동차 제작기술의 발전에 따른 차량의 성능향상과 교통사고 감소 추세 등으로 정비물량이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역 정비업체가 310개사에 이를 정도로 꾸준히 증가한 것이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자가부지 확보 등 경영적으로 비교적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일부 업체들도 탈법행위에 가세하고 있어 충격적이다.

정비업체 하청행위는 공장 부지 전체 또는 일부와 소형, 대형, 도장, 자동차검사 등에 대한 경영권을 타인에게 넘겨주고 고정적 수입을 올리는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들 업체는 하청 규모 등에 따라 전세금조로 수 천만∼수 억원에 매월 수 백만∼수 천만원의 수익을 챙기는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 중진정비업체 대표는 "정비업체의 하청 행위는 정비질서 문란의 대표적 요인이지만 행정력만으로는 근절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사법기관과의 공조로 합동단속을 병행해야만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